★★★★☆
괴담/복수
👾 일본괴담
원제:老夫婦の家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의 이야기다.
학교 바로 근처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함께 사는 집이 하나 있었다.
마치 방과 후 교실처럼 아이들이 자주 모였고, 학교가 끝난 뒤 아이들이 편하게 쉬어가는 장소가 되어 있었다.
원래 아이가 없는 부부였다고 한다.
개를 한 마리 키우고 있었는데, 그 개와 놀러 오던 아이들이나 부모님의 귀가가 늦은 아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개가 죽은 뒤에도 그 흔적 때문인지 아이들이 계속 모이게 된 것 같았다.
학교에서도 반쯤 묵인하는 분위기였고, 우리에게 특별히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우리 부모님도 맞벌이였기 때문에 외동이었던 나는 자주 이 노부부의 집에 눌러앉아 있었다.
두 분 모두 나를 정말 잘 대해주셨고, 그 집에 있으면 마음이 편했던 기억이 난다.
매일 열 명이 넘는 초등학생들이 번갈아 가며 드나들었는데, 두 분은 반드시 과자나 주스를 내어주셨고, 저녁때가 되면 그때 와 있는 아이들 모두에게 저녁 식사까지 차려주셨다.
우리도 노부부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매일 저녁을 먹고 가는 아이가 있을 정도였다.
노부부는 아이들을 정말 예뻐했다.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기 전, 조금 장난기가 많아 보이는 남자아이 두 명이 그 집에 드나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얌전히 있던 두 아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씩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어느 때는 물건을 훔쳐보기도 했고, 어느 때는 일부러 방을 더럽히기도 했다.
장난을 치면서 즐거워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나 말고는 아무도 그 장난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아서인지, 장난은 점점 심해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할아버지가 마시는 음료나 음식에 이상한 것을 넣고,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웃기도 했고, 눈치채고 깜짝 놀라는 할아버지를 보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어느 때는 소금이나 설탕을 잔뜩 넣기도 했고, 또 어느 때는 머리카락 두세 가닥이나 젤리 같은 과자를 넣기도 했다.
그날도 마침 두 아이는 그런 장난을 꾸미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은 제일 이상한 걸 넣은 사람이 이기는 거다!!”
그 한마디에 두 아이는 각자 이상한 것을 찾으러 흩어졌고, 히죽히죽 웃으며 돌아왔다.
할아버지가 식사를 가져오자,
두 아이는 재빨리 자신들이 가져온 이물질을 할아버지의 음식에 넣었다.
웃음을 참느라 애쓰는 두 아이에게도 식사가 차려졌고, 모두 함께 식사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잘 먹겠습니다아아.”
평소처럼 모두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그날은 채소가 듬뿍 들어간 수프와 닭튀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할아버지가 수프를 다 마셨을 때였다.
두 아이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할아버지를 보며 서로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엄청난 기세로 할아버지의 입에서 토사물이 뿜어져 나왔다.
앞에 앉아 있던 여자아이의 얼굴에 그대로 토사물이 뒤집어씌워졌고, 여자아이는 패닉에 빠져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다시 한 번 엄청난 양을 바닥에 토해냈고, 입에서는 거품을 부글부글 내뿜으며 무릎부터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 두 아이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입술을 떨고 있었다.
나도 무서워서 다리가 떨렸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한 채 울기 시작했다.
할머니도
“여보오오오! 괜찮아??”
라고 소리치면서 할아버지의 몸을 문질렀다.
“할머니, 구급차!”
아이들 중 누군가가 소리쳤고, 할머니는 서둘러 구급차를 불렀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할머니는 필사적으로 할아버지를 불렀지만,
“으으으으으으으으으…”
“으으으으으으으으으…”
하고 신음하며 몸을 심하게 경련할 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학교에도 전화를 했던 모양이다.
구급차가 도착할 무렵 선생님들도 거의 동시에 노부부의 집에 찾아왔고,
“오늘은 선생님들이 집까지 데려다줄 테니까 돌아가렴.”
하고 우리에게 말했다.
선생님 세 분이 우리를 집이 가까운 아이들끼리 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 집까지 데려다주었고, 각자의 부모님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나는 할아버지의 그 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남아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한동안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결국 그날 할아버지는 그대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학교에서도 이 사건은 상당히 큰 화제가 되었고, 몇몇 학생과 선생님이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러 왔지만,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눈물이 펑펑 쏟아져서 제대로 말조차 할 수 없었다.
그 후 할아버지가 마신 수프에 쥐약이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눈이 좋지 않았던 할아버지가 약 같은 것으로 착각해 스스로 쥐약을 넣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학교에서는 전교생이 모이는 자리가 마련되었고, 노부부의 집에 가면 안 된다는 것과 할아버지의 명복을 빌자는 내용의 이야기가 전달되었다.
우리 부모님도, 주변 사람들도 마치 자기 아이가 사건에 휘말린 것처럼 반응하며 절대로 그 집에 가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다 결국 누가 퍼뜨렸는지도 모르는 그 집에서는 독이 든 밥을 내준다. 라는 소문까지 돌기 시작했고, 아무도 그 집에 가까이 가지 않게 되었다.
나도 몇 번인가 마당에서 쓸쓸한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인사하는 할머니를 보았지만,
부모님의 말을 지키며 그 집에는 들르지 않고 내 집으로 돌아갔다.
노부부의 집에 가지 않게 된 지 1년이 다 되어갈 무렵,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자세한 사정은 듣지 못했지만 병으로 돌아가신 것 같았다.
그 무렵부터였다.
학교에서는 그 집에 할머니의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뭐, 초등학교에서 흔히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
그런 일이 있었으니 소문이 퍼져도 이상할 건 없었다.
어느 날, 동아리 활동이 쉬어서 평소보다 일찍 집에 돌아가게 되었다.
나는 오랜만에 노부부의 집 앞에 멈춰 서서 한참 동안 집을 바라보았다.
즐거운 추억이 가득한 집이었다.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을 바라보며
‘정말 많이 쓸쓸해졌구나…….’
하고 감상에 젖어 있는데, 마당에 커다란 검은 덩어리가 나타났다.
“어?”
눈을 비비며 자세히 바라보니, 그건 할머니였다.
하지만 내가 알던 할머니와 다른 점이 있었다.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부릅뜨고 있었던 것이다.
“히익.”
나는 속으로
‘죄송해요, 죄송해요.’
라고 계속 되뇌며 집까지 달려갔다.
할머니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할아버지의 수프에 쥐약을 넣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도 찾고 있는 것이다.
쥐약을 넣은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