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컬트 / 실화 괴담
👾 일본 2ch
사건 일지: 迷惑電話 (원제 혹은 스레드 내 기재된 낚시터 괴담)
9년 전 어느 날, 낚시를 다녀오던 형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귀가했다.
그 장소는 워낙 좁은 곳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위치를 들킬까 봐 두려워했던 아버지는 차를 조금 떨어진 곳에 세워두고 걸어서 다니곤 했던 장소였다. 약 십 년 전부터 이곳에 드나드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게 되었음에도 혹시라도 이곳을 발견당할까 두려워 차는 멀리 주차하도록 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찾아낸 이 장소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도 비밀스러운 장소였다.
하지만 그 장소가 조과가 좋냐 하면 꼭 그렇것도 아니었다. 다만 20미터 앞의 수심이 4미터로 평평했다. 바닥은 모래사장이라 우리들의 낚시 방식과 잘 맞았고, 봄과 여름에는 귀가 따가울 정도로 뻐꾸기가 울어댔으며, 맞은편에 있는 폐업한 진주 선별소에서 드물게 어부가 그물을 말리고 있는 것 외에는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곳은 골든위크(일본의 연휴기간)든 오봉(추석) 연휴든 사람이 오지 않았다. 거울 같은 물 위로 둥둥 뜬 찌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곳이었다.
어쨌든 형은 그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있을 때 ‘무서운 것(코와이몬)’을 보았다는 것이었다. 그 무서운 게 대체 뭐냐고 물어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무튼 끔찍한 일을 겪은 형은 펄쩍 뛰듯이 가파른 절벽을 기어올라 차를 타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거기까지 듣고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뜰채는, 뜰채는 두고 온 거야?!’ ‘두고 왔어…….’ 형이 대답했다.
뜰채 자루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뜰채망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전나무를 휘어 만들어 주신 물건으로, 우리에게는 유품과도 같은 물건이었다.
‘가지러 갈 거야!’ 형과 엄마에게 알리고 차에 올라탔다. 뒤에서 두 사람이 “그만둬.”라고 말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뜰채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다.
늦가을의 해질녘은 눈 깜짝할 사이에 해가 져서 완전히 캄캄해져 있었다. ‘벌써 6시인가.’ 그 어둠에 조금 놀라며, 차를 몰려고 하는데 눈앞에 동네의 약간 이상한 모녀가 차를 빼려는 앞길에 서 있었다.
‘죄송한데요, 거기 좀 비켜주시겠어요?’ 말을 걸어봐도 쪽을 돌아보기만 할 뿐, 멍하니 서서 비킬 줄을 몰랐다.
짜증을 내며 차 안에서 기다리자 조금 냉정해졌다. 지금은 6시. 차로 2시간. 가마(낚시 포인트)에 도착하는 것은 8시.
캄캄한 어둠 속에서 샛길을 더듬더듬 내려가고 있을 내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져 소름이 돋았다. 조금 무서워졌다. ‘그만두자. 거긴 아무도 모르는 곳이잖아. 내일 날이 밝으면 가면 돼.’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 그 모녀의 집주인이 이쪽으로 굽신굽신 고개를 숙이며 두 사람을 데리고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두 사람 덕분에 목숨을 건졌던 것 같다.
다음 날, 나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벽 4시의 어두컴컴할 때 집을 나섰다. 형은 오늘은 쉬는 모양이다. 6시 되기 전에 가마에 도착했다. 아침 햇살 속에서 짐승 길을 내려간다. 정말 오랜만이다. 내가 마지막으로 낚시를 하러 온 게 대체 몇 년 전이던가.
과연 낚시도구 일식은 그대로 있었다. 뜰채는! 뜰채도 낚시 자리 뒤쪽에 나뒹굴고 있었다.
아이스박스를 연다. 엄청난 악취가 코를 찔렀다. 그 안에는 정체 모를 생선이 들어 있었다. 아마 정어리 민치가 아이스박스 가득 찰랑찰랑 채워져 있었다. 며칠 동안 방치된 듯한 썩은 고기 냄새가 눈과 코를 습격했다.
‘뭐 하는 짓이야.’ 형을 향한 분노가 머릿속을 지배했다. 하지만 ‘이게 정말 형이 한 짓일까? 왜 정어리 민치지? 왜 썩어 있는 거지?’라고 생각하려 했지만, 형을 향한 분노가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편이 덜 무서웠다.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포기할까? 아이스박스는 포기하자. 일단 릴과 뜰채망은 챙겨가자. 아니, 뜰채망만이라도 좋1다.’라고 생각하며 뜰채망을 붙잡고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 뒤쪽에 있는 녹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은 시체를 발견했다.
나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중년 사내. 베이지색 재킷. 발은 땅에 닿아 있었다.
하지만 죽어 있는 것은 틀림없었다. 왜냐하면 징그러울 정도로 목이 쭈욱 늘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낚시 자리에 갈 때는 뜰채 신경이 쓰였던 데다가 나뭇가지 그늘에 가려져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이것을 보고 오히려 조금 안심했다. ‘형이 본 무서운 거란 게 이거였어. 그냥 목을 매달아 죽은 시체잖아. 낚시를 하다가 눈치채지 못하고, 점심을 먹을 때 무심코 뒤를 돌아보고는 착란을 일으켰겠지. 아마 그런 거였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시체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나는 조금 냉정해졌고, 이내 머리가 무거워졌다. ‘이 바쁜 시기에. 오늘은 일을 쉬어야 하겠네. 경찰 부르고 사정조사받고, 풀려나는 건 대체 언제쯤일런지.’ ‘이대로 모른 척하고 가버릴까? 하지만 도구를 두고 가? 누군가 내 차를 봤을지도 몰라. 성가시지만 어쩔 수 없지.’
왠지 시체에게 등을 돌리기가 무서워서, 뜰채를 쥐고 뒤돌아보며 길을 올라갔다. ‘주안소(파출소)가 있었지.’ 차로 1분 정도 거리에 마을이 있고, 그곳에 주안소가 있었다. 하지만 경찰관은 부재중이었다. 용무가 있는 사람은 여기에 메모를 남기라는 바인딩 된 종이와 볼펜. 긴급한 경우 연락하라는 전화번호. 또다시 귀찮아졌다.
주안소를 나오니 길 건너 집에서 정원 손질을 하던 노인과 눈이 마주쳤다.
“뭔 볼일이라도 있나? 맨날 없더라고 경찰 양반은.” 노인이 말했다.
“사람이 죽어 있는 걸 발견했어요. 목을 매달았더라고요. 펌프가 있는 계단 아래쪽이에요.”
노인에게 장소를 전하자 직접 확인해보러 가겠다며 자전거를 타고 가마 쪽으로 향했다. 나는 경찰에 전화하라는 안내가 있어 연락을 취했다. 잠시 후 두 명의 경찰관이 찾아왔다. 사정을 설명하고 장소로 안내했다. 그러나 그곳에 시체는 없었다.
“어라, 분명히 여기에 있었는데요. 참 이상하네.” 그 순간 두 경관은 미심쩍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거 의심받겠는데.” 분명히 보았건만, 엄청난 일에 휘말려버렸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노인이 나타났다.
“있었다니까요.” “하지만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우리들 사이에 “거기 있었다고, 목을 매달아 죽은 시체가.”라며 끼어들었다.
노인의 말에 따르면 분명 시체는 있었다고 했다. 베이지색 재킷. 검은색 바지. 발은 땅에 닿아 있었다. 확인하고 자전거로 주안소로 돌아오는 길에 순찰차와 스쳐 지나갔기에 다시 돌아와 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체는 없다. 네 사람의 입장은 저마다 달랐지만, 귀찮은 일에 휘말렸다는 단 한 가지 점에서는 일치했다. 경찰은 시체가 있다고, 혼자라면 몰라도 두 사람이 증언하고 있다. 하지만 둘러봐도 그럴듯한 물건은 없다.
나는 빨리 이 상황을 끝내고 싶었다. 하지만 섣부르게 진술을 바꾸었다가는 수상하게 여겨질 것이다. 영감님도 보았다고 했는데 엉뚱하게 말을 거두어들이기도 어려울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경찰 두 사람과 지원 인원을 포함해 몇몇 사람들이 주변을 수색했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이 이상 일이 길어지는 건 진저리가 났다. 최종적으로는 착각인 것으로 대충 얼버무려지고, 풀려난 것은 낮이 되어서였다. 영감님이 뜻밖에도 끈질기게, 나는 분명히 보았다, 자치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등등이라며 진술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시체를 본 것조차 스스로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그저 오싹한 한기만 느껴질 뿐이었다. 아무튼 경찰이 돌아가고 우리 두 사람은 “분명히 있었지 형?”, “하아…….” 같은 대화를 나누고 노인은 집으로 돌아갔다.
거기까지 다다르자, 나는 ‘아차’ 싶었다. 낚시도구를 치를 시간은 충분히 있었지만 그 장소에 있기가 싫어서 위쪽 길에 계속 머물렀던 것이다. 경찰들이 있을 때 치워두었어야 했다.
혼자서 그 장소에 가는 것은 무섭다. 하지만 방치해 두는 것도 찜찜하다. 시각은 정오. 태양은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낮 12시 사이렌이 울린다. 아이스박스는 포기하자. 낚싯대와 릴은 챙겨오자.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아름답다. 바람도 없고 호면은 거울 같다.
낚시 자리에 선다. 겁이 나서 주변을 둘러본다. ‘빨리 이 자리를 뜨고 싶어. 낚싯대만 챙기자.’
그때 처음으로 눈치챘지만, 낚싯줄이 수면에 잠겨 있었다. 찌가 없다. 낚싯대를 툭툭 쳐 올리며 릴을 감았다. 그러자 무언가에 낚싯바늘이 걸려 있다. 아니, 낚싯대를 쳐 올리자 조금 움직인다. 마치 문어를 잡았을 때처럼 묵직하지만 끌어당길 수는 있었다.
찌가 물 위로 얼굴을 내민다. 바늘에 걸려 있던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어망 안에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사람의 머리였다.
남녀의 구별은 가지 않는다. 거칠게 잘려 나간 목 단면에 보이는 뼈. 그물 아래쪽에는 반으로 쪼갠 블록이 추로 매달려 딸려오고 있었다. 그 얼굴. 게가 기어 다니고 있는 얼굴을 ‘머리’라고 인식한 순간, 나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뜨거운 것에 데인 것처럼 낚싯대를 놓쳐버렸다. 머리는 다시 수면 아래로 잠겼다.
그때. “깩깩-. 깩깩-.” 하는 울음소리가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그 울음소리는 어쩌면 그전부터 들려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저 새 울음소리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뿐일지도.
다리가 풀린 채 시선이 올라가자 진주 선별소의 잔디 위에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깩깩-. 깩깩-.” 여자는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쪽을 등진 채 짧은 머리를 흐트러뜨리며 소리 지르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 그곳을 내달렸을까. 다리가 풀린 채 절벽을 정신없이 기어올랐다.
그 중턱에서 “첨벙…… 찰랑.” 하고 수면에 무언가가 뛰어드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가 바다에 뛰어들어서 이쪽으로 쫓아온다!’
그 뒤부터의 기억은 희미하다. 큰 사고가 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 생각할 정도로.
집 근처 찻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조금 마음을 진정시켰다. 집에 돌아가 보니 형은 친구들과 볼링을 치러 나갔다고 했다. 태평한 형을 향해 분노가 스멀스멀 솟아올랐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형은 난치병에 걸려 죽었다. 아버지의 퇴직금과 어머니의 저축을 치료비로 전부 탕진하고 죽었다. 죽기 한 달 정도 전에 형에게 그때의 이야기를 물어본 적이 있다.
“뭘 본 거야?”
“뭘 이긴 뭐야, 그야 머리 말이야.”
“그물에 들어 있던 걸 낚은 거였지? 그물에 들어 있던 머리.”
“아니, 밑밥통 뚜껑을 닫아두었더니 밑밥통 안에서 소리가 나더라고. 깜짝 놀라서 엉덩이를 살짝 들고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었더니, 그 안에 머리가 있었어. 여자의 머리. 밑밥을 처먹고 있더라고. 번데기 가루범벅이 돼서 말이야.”
“머리가 어떻게 됐으니까 믿지 않겠지. 하지만 진짜란 말이야.” 약 때문인지, 혈전 때문인지 가끔 이상한 소리를 하게 되었던 형은 자조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믿기지 않겠지.”
“아니, 나도 봤는걸 이상한 거.”라고 내가 말하자, 형은 진지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 이야기를 형과 나눈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나는 낚시를 그만두었다. 아니, 집에서 남쪽으로 가는 것 자체가 무섭다. 밤에 꾸는 꿈은 늘 그때의 일이다. 몇 번이나 반복해서 꾸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형의 장례가 끝나고, 형이 파랗게 질려 돌아왔던 그날의 일을 어머니에게 이야기하자 어머니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일이 정말로 일어났던 일인지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엄청난 용기를 쥐어짜 내어 그 노인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 장소 앞을 지나가는 것은 무서워서 멀리 돌아갔다. 노인은 있었다. 게다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역시 그 일은 실제로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눈물이 났다. “그로부터 거기에 가셨어요?”라고 묻자 노인은 “거기는 가면 안 돼. 이상한 곳이니까. 형씨도 이제 그만두라고.”라며 갑자기 얼굴을 찌푸렸다.
아버지와 몇 번이나 함께 드나들던 추억의 장소. 시체가 매달려 있던 녹나무에도 몇 번이나 기어올랐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민대낚시로 작은 고기들을 낚게 해 주었던 장소. 그것이 끔찍한 장소로 변해버렸다는 사실이 슬프게 느껴진다.
이 일은 나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에 담아두기만 하기란 참 어렵다.
그래서 이곳에 적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