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괴담번역] 화물용 엘리베이터에서의 무서운 경험담

대학생 때 모 택배사의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다.

나는 친구의 소개로 집 근처에 있는 택배 회사로 면접을 보러 갔다.

담당자도 익숙한 느낌으로 거의 면접이라기보다는 계약에 필요한 이야기나 근무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사실상 당일 채용 같은 느낌이었다.

다음날 첫 출근한 나는 송장 분류 작업을 하게 되었다

지금이야 자동으로 컴퓨터에서 송장이 출력되지만 내가 일했던 그때만 해도 사람이 일일이 송장을 분류해야 했던 시절이었다.


담당자는 대충 업무 내용을 알려주고 떠났고 나는 혼자 묵묵히 작업을 하게 되었다.

지역명과 우편번호를 외우지 않으면 즉시 전력은 커녕 방해만 된다는 것은 주변에서 분류하는 속도를 보고 느끼고 있었다.

그런 식으로 일에도 익숙해진 일주일 후 쯤이었을까?

부서의 리더인지 다른팀인지 모르겠지만…내 또래 정도로 보이는 어는 사람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아래 부서에 이거 가져다줄래?”

라고 말하며 상자를 건냈다.

마침 내가 일하는 곳이 화물용 엘리베이터 바로 앞이었고 잠시 머뭇거리는 나에게

“그거 타도 되니까 부탁해”

라며 반강제로 택배들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밀려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화물용 엘리베이터 셔터가 닫히고 엘리베이터 공간 속에는 수많은 택배 카트와 부탁 받은 상자를 안은 나만 있었다.

아래층이라고 하기엔 좀처럼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지 않는다는걸 느꼈다.


엘리베이터 층수 버튼을 보니 지하 1층 버튼이 눌려 있었다.

내가 있던 층은 3층이었고 부탁한 직원이 말한 층은 1층이었다.

속으로 ‘멍충이 버튼을 잘못눌렀네’라고 말하며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지하 1층에 도착해 셔터가 열린 곳을 살짝 살펴보니 먼지 냄새나는 창고가 펼쳐져 있고, 조명이 앞쪽만 켜져 있는지 엘리베이터 뒤쪽으로는 거의 칠흑같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곧바로 위층 버튼을 누르고 셔터를 닫았다.

하지만 몇 번을 닫아도 셔터가 닫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냥 물건만 전달하러 수십 분이나 현장을 비울 수는 없고, 자칫하면 게으름 피우고 있다고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일단 엘리베이터 안에서 얼굴을 내밀고 바깥쪽 버튼을 눌러보았다.

그러자 소리를 내며 셔터가 내려가기 시작했고 슬며시 머리를 끌어당겨 제자리로 돌아왔다.

화물용 엘리베이터는 경고음이 울리는데, 이 정적인 공간에서 바닥 안쪽까지 울려 굉장히 거슬리게 느껴졌다.

그러자 삐-삐-삐- 하는 리듬에 섞여 어디선가 바닥을 달리는 소리가 “탓탓탓!” 하고 들려왔다.

셔터가 20% 정도 내려갔을 때 무심코 앞을 바라보니 어둠 속에서 아이 정도의 그림자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마치 엘리베이터에 뛰어올라 탑승하려는 듯 달려오길래

나는 단순히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려주는 게 낫겠다 싶어 멈추는 버튼에 손가락을 누르려고 했다.

그 순간 어디선가 “하하하하하” 돌연 들려온 웃음소리에 화들짝 고개를 들어보았다.

그 그림자의 발소리가 “탓탓탓” 하는 가벼운 소리에서 “드타타타타타다다다” 하는 여러 사람의 발소리로 바뀌었다.

그림자 뒤편으로 또 하나의 그림자가 보이고,

그 옆에도 또 다른 그림자,

뒤에도 그림자들이 화물용 엘리베이터에 몰려드는 것이 보였다.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는 닫는 버튼을 연타했다.

“아하하하하하”

“갸하하하하하”

“히히히히히히히”

여러 웃음소리가 바닥에 울리고 난 두려움에 휩싸였다.

빨리! 빨리! 빨리!

이렇게 필사적으로 염원해도 화물용 엘리베이터의 문은 느리게 닫히고 있었다.

그림자 무리가 조명 영역 내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타이밍 좋게 셔터가 모두 내려와 다행히도 문은 닫혔다.

하지만 그 순간

탕! 당!

셔터의 바깥쪽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엄청난 기세로 울려 퍼졌다.

당연히 사람이 전력으로 때려도 화물용 엘리베이터가 떨어질 리는 없겠지만

혹시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그 그림자가 셔터를 열고 나를 끌어내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이상한 망상을 한 탓에 공포로 가득했다.

이런 걱정도 기우로 끝나고

나는 원래의 1층에 도착했다.

1층에서 기다리던 아르바이트생 같은 사람이 셔터가 열리는 동시에 바닥에 주저앉아 안색이 창백해진 나를 보고 말문이 막혔다.

나는 그날 일로 인해 퇴근때까지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다.

퇴근 후에 바로 그 이야기를 아르바이트를 소개해 준 친구에게 하자

“뭐야 그게 재밌어ᄏ”라고 적당히 흘려들었다.

덧붙여 같은 부서의 아르바이트생이나 사원에게도 넌지시

“여기 무슨 일 있어요?”라고 물어봤지만

딱 잘라 “없다”고 했다.

그날 이후로는 직원에게 물건을 부탁받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지하 1층에 갈 일은 없었지만

그날 두려움으로 인해 빨리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모르지만….

지금도 엘리베이터를 타면 지하로 가는 것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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